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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토마토달걀볶음 : 요리가 주는 즐거움

미니멀 라이프가 내 일상에 자리 잡은 후, 잡동사니를 구매하는 횟수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물건은 일상에서 꼭 필요한 것 위주로 구매하게 됐고, 허접한 물건이 주는 불쾌함을 알기에 기왕이면 품질이 좋은 것으로 사려 노력한다. 그러나 '소비행위가 줄었느냐'라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요새 나는 식료품에 상당한 돈을 쓰고 있다.

 

토마토 달걀볶음 / 출처 : 만개의 레시피

 

자취를 시작하고 나니 필연적으로 요리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다. 허접한 인스턴트나 맛대가리 없는 음식으로 끼니를 떼우면 그 날 하루 신체 상태도 엉망이거니와 기분도 별로다. 맛있는 요리를 해서 나 스스로에게 대접한다는 것. 건강한 에너지를 내게 공급해서 그 날 하루의 역량을 높일 뿐만 아니라 기분 또한 좋아지게 만드는 마법 같은 행위다. 특히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고 맛보며 내가 만들 수 있는 요리의 종류가 늘어나는 건 내게 상당한 성취감을 준다.

 

 

백종원씨의 영상을 보며 도전한 토마토 달걀볶음

 

늘 샌드위치나 샐러드에만 생으로 넣어먹던 토마토를 처음으로 볶아서 먹어봤다. 식용유에 내가 좋아하는 대파를 잔뜩 넣어 파기름을 내고, 노릇노릇 익은 대파 위에 먹음직스러운 크기로 썰어둔 토마토를 끼얹어 간장이랑 소금과 함께 달달 볶고, 거기에 에그 스크램블과 들기름을 함께 넣어 좀 더 볶아서 완성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토마토 달걀 볶음을 먹으니 세상에, 이게 내가 늘 먹던 식재료들로 만든 음식이 맞단 말인가! 대파 향, 부드러운 에그 스크램블, 으깨진 토마토, 마지막 고소한 들기름 향까지 모두 너무 맛있어서 낯설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사실 올해 초 세운 여러 목표 중에는 '다양한 음식 만들기에 도전한다'도 있었지만, (그렇게 올해 처음 도전했던 음식은 바로 에그인헬.) 올해는 커리어 쌓기에 집중하면서 요리를 올해의 목표로 정했다는 것조차 까먹고 있었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올해 에그 인 헬, 파스타, 샌드위치, 가지볶음 계란덮밥, 감바스, 된장찌개, 감자 버터구이, 버터 전복구이, 카페라테 등 꽤 많은 요리를 시도했고, 어느덧 나는 외식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는 집밥인으로 변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