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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미니멀 라이프 : 핸드워시를 보며 선한 영향력에 대해 생각하다

중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던 지난 1월 중순 경, 저는 다른 지역에 사는 친구의 집에 초대받아 티타임을 즐기고 온 적이 있습니다. 이 친구는 홍콩계 캐나다인인데, 현재는 한국에 정착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친구에게 일본과 캐나다 스타일이 조화를 이룬 매력적인 점심식사를 대접받고, 행복한 티타임을 나눈 후 집에 돌아오려고 하니 친구가 커다란 선물상자를 안겨주더라고요.

 

 

 

 

사실 그 날 내내 친구에게 너무나도 멋진 점심식사와 티타임을 대접받았던터라 이런 선물까지 받으니 몹시 고맙고도 부담이 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저에게 이 친구가 말하더라고요. "요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쿠팡에서 핸드워시를 샀었어. 두 박스를 샀는데 마침 오늘 네가 온거고. 이 핸드워시는 받을 사람에게 가는 것 뿐이야." 

 

 

이상하게도, 저 친구가 했던 말이 3월이 다 끝나가는 지금까지도 제 마음 속에서 종종 울려퍼지곤 합니다. 이 친구의 친척들은 홍콩에 살고 있습니다. 1월 달 중국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홍역을 치뤘을 때, 친구의 친척들 또한 코로나 사태의 영향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 당시 친척들이 홍콩에 살고있는 이 친구가 느꼈을 불안은 지금 제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느끼는 불안 그 이상이었을테고요. 그럼에도 이 친구는 저에게 핸드워시를 선물로 안겨준 것입니다. 그리고 이타심이 강한 이 친구는, 요새 코로나 사태 속에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 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요새 선한 영향력이라는 표현을 미디어를 통해 많이 접하게 됩니다. 자신의 일상 속 실천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면, 이 선한 기운이 점차 퍼져나가며 우리 사회가 바뀔 수 있음을 뜻하는 표현이지요. 이 친구는 저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해주는 친구입니다.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기 쉬운 이런 재난 상황 속에서, 돈이나 물질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직접 실천을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반면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남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 또한 만나게 됩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리낌없이 남에게 해를 끼치며 주변 사람들에게 고통과 스트레스를 안겨줍니다. 그리고 그 부정적인 에너지는 점차 주변부로 퍼져나갑니다. 고통받은 사람들이 다시 자신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분풀이를 하게 되거든요.

 

 

어제 이 친구와 메세지를 주고받은 후 나는 어떤 사람일까에 대해 잠시 고민해보았습니다. 나는 남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까? 남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지는 않을까? 아니면 누군가에게 상처받았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에게 분풀이하듯 나쁜 에너지를 건네고 있는, 자신이 이젠 누군가에겐 가해자가 되었음을 모르는 피해자처럼 굴고 있지는 않을까? 

 

 

제가 바라는 저 스스로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는 제가 돈과 물질보단 사람을 위에 두는 실천을 하며 선한 영향력을 우리 사회에 퍼뜨릴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그리고 내가 받은 상처를 타인에게 해소하며 나쁜 영향력을 전파하는데 일조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