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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미니멀 라이프 : 마스크 덕에 얻은 아침의 여유

■ 정신없이 바쁜 아침

요새 네이프리는 회사에서 일이 늘어 정신없이 바빠졌어요. 게다가 집과 회사의 거리가 상당히 멀어 매일 아침 한 시간 가량 운전을 하다 보니, 아침에는 출근 준비를 하느라 정말 정신이 없더라고요. 특히 오늘은, 개인적으로 주중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는 화요일의 다음 날이기 때문인지 정말 침대에서 일어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계획보다 늦게 일어난 오늘 같은 날엔 아침 일상루틴을 하나씩 빼내게 됩니다. 아, 오늘은 아침은 먹지 말아야겠다!(1단계) 아, 도시락 챙기지 말고 가서 사먹을까?(2단계), 그리고 오늘은 드디어 눈썹조차 그리지 않은 쌩얼로 출근을 했네요.(3단계) 이게 다 마스크 덕택입니다.

  

 

■ 마스크 덕에 얻은 아침의 여유, 그러나...

요새 직장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다 보니 덩달아 화장을 엄청 간소하게 하게 됐어요. 비비크림조차 바르지 않고 눈썹 그리기 + 선크림이면 모든 게 끝! (오늘은 이조차도 안했답니다^^;) 그러다 간혹 마스크를 벗을 상황이 생길 것을 대비해 틴트만 주머니에 넣고 다녀요. 최근엔 이런 식으로 화장을 거의 5분 내에 다 끝내다 보니 바쁜 아침에 정말 한결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게다가 오늘 아침엔 메이크업을 완전히 포기했더니, 늦게 일어나 그 바쁜 와중에 드립 커피도 내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직장에서 쌩얼을 직장동료들에게 드러내는 걸 부끄러워하는 저 스스로를 보면서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왜 나는 나의 맨 얼굴을 남들에게 드러내는 걸 부끄러워하는걸까? 왜 나의 얼굴을 남에게 드러낼 때 꼭 무언가를 그 위에 발라야만 하는 걸까? 나는 지금까지 메이크업을 하기 위해 거울 앞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써왔던 걸까?

 

 

메이크업을 자기표현의 방식으로 활용하며 이에 즐거움을 느끼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를 존중합니다. 그러나 저는 약간 다르더라고요. 제가 화장을 하는 이유는 사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고, 체면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더 큽니다. 사람을 만나지 않거나 절친들을 만날 땐 화장을 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타인 앞에서 제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제가 선택하는 행동들이 비단 화장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 타인의 평가와 나의 체면. 그리고 이를 의식하여 선택하게 되는 행동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타인을 신경 쓰는 마음을 제 안에서 완전히 비워내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타인을 신경쓰기보단 저 스스로의 마음이 향하는 대로 결정을 내리며 살아가는 연습을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