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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관련 이슈들/환경 관련 칼럼

환경오염: 불타는 쓰레기의 산 속에서 죽어가는 사람들

■ 추적 60분 : 쓰레기에 갇힌 한반도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을 깨끗하게 유지하며 살아가려면 일상생활 속에서 생겨나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집 안에 가득했던 쓰레기를 바깥으로 들고나가 잘 버리고 나면 묵은 체증이 내려간 것 마냥 기분이 한결 가뿐하죠. 그런데 우리의 눈 앞에서 치워진 쓰레기가 어디로 이동하고, 어떤 최후를 맞이하는지 알고 계신가요?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어디로 갈지 궁금하신 분께는 KBS 추적 60분 : 쓰레기에 갇힌 한반도 편을 한 번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KBS 추적 60분, 쓰레기에 갇힌 한반도 편에서는 청원구 북이면과 경상북도 의성군에 위치한 쓰레기 소각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회적 갈등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 불타는 쓰레기의 산 속에서 죽어가는 사람들

청원구 북이면에는 유독 암환자가 많습니다. 일정 기간에 60명의 암환자가 발생했는데, 그중 31명이 폐암에 걸렸다고 합니다. 게다가 주민들 중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나 비호지킨 림프종을 앓고 있는 이들 또한 많았습니다. 경상북도 의성군은 동물과 식물의 상태가 이상해지고 있습니다. 농가에서 기르는 호박잎이 시들어서 잘 자라지 않고 있었습니다. 소를 기르는 농장에서는 소들이 불임 판정을 받고, 소의 품질을 결정하는 검사 후 형편없는 등급을 받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청원구 북이면과 경상북도 의성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대량의 쓰레기를 소각하는 쓰레기 소각장이 이 두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을 옆에 쌓여있는 쓰레기의 산

 

 

 

 

■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걸까?

청원구 북이면의 소각장에서는 분홍색의 연기가 치솟아 올랐고, 경상북도 의성군에 쌓인 쓰레기의 산에서는 쓰레기에서 방출되는 메탄가스가 가열되어 연일 불길이 치솟아 오르고 있었습니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한 걸까요? 1차적으로는 쓰레기 소각업체의 이윤을 추구하는 마인드를 지적할 수 있습니다. 쓰레기 소각업체는 쓰레기를 처분해주는 대가로 돈을 벌고, 또 쓰레기를 태운 후 생겨난 스팀 증기를 공장에 판매함으로써 이윤을 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애초에 소각장을 설계할 때부터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준치 이상의 쓰레기를 소각할 수 있도록 소각로를 설계하고, 그만큼 많은 쓰레기를 받아온 것이죠. 이로 인해 청원구 북이면과 경상북도 의성군에는 벤젠이나 다이옥신과 같은 유해물질이 배출허용기준을 넘게 배출되었고, 결과적으로 지역 주민들의 건강이 악화된 것이었습니다.

 

 

 

쓰레기의 메탄가스가 열을 받아 연일 불길이 치솟고 있다

 

 

하지만 추적 60분 : 쓰레기에 갇힌 한반도 편을 보는 내내 제 마음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의문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너무 많은 쓰레기를 끌어오고, 허용치 이상으로 소각한 사업주들의 잘못은 분명 큽니다. 하지만, 산처럼 쌓여있는 저 쓰레기들을 대체 어찌하면 좋단 말입니까? 결국은 매립하거나 태우게 될텐데, 그로 인해 발생할 피해를 어떻게 해야만 하죠?

 

 

 

■ 근본적인 문제는, 쓰레기가 너무 많다는 것.

추적 60분 쓰레기에 갇힌 한반도 편에서는 전국적으로 쌓인 불법 폐기물 120만 톤을 둘러싼 지역주민, 환경단체, 지역 군청, 환경부, 관세청, 소각장 사업주들 사이의 갈등을 보여줍니다. 전국적으로 해결되지 못하고 쌓여있는 쓰레기가 무려 120만 톤입니다. 경상북도 의성군에 쌓인 쓰레기의 산이 다른 지역에도 있는 거죠. 결국 우리나라에서 이 쓰레기를 필리핀에 속여서 보내어 국제사회의 망신을 산 적도 있었고요. 왜 쓰레기가 필리핀으로 보내지기 전에 미리 확인하지 않았느냐는 추적 60분 기자의 질문에, 담당 공무원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확인할 수 없었다'라고 대답합니다. 저는 이 대답이야말로, 지금 이 상황의 본질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젠 국내에서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가 만들어내는 쓰레기가 너무 많은 것입니다.

 

이 생각이 들자 화면 속에서 벌어지는 쓰레기를 둘러싼 책임공방을 지켜보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졌습니다. 행정이나 법률적 판단에 근거하여 누가 책임을 질지는 정해지겠죠. 그러나 이것은 표면적인 부분을 건드린 것에 불과합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땅에서 너무나도 많은 쓰레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이 문제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전국에서 해결되지 못한 채 쌓여서 지역주민들이 병들어 죽게 만들고 있는 120만 톤의 쓰레기. 그중에는 제가 버린 쓰레기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필리핀에 보낸 쓰레기를 다시 한국으로 가져가라고 시위하는 필리핀 주민들

 

 

 

■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해외에서 발간한 환경보호 관련 글을 읽다보면 Everything is connected.(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라는 표현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의 활동으로 인하여 환경이 오염된다면, 이는 곧 다시 인간에게 되돌아올 수 밖에 없습니다. 미세먼지로 인해 일상생활조차 불가능한 나날들, 지구온난화로 인해 잠겨가는 해안가 도시들, 그리고 쓰레기로 인하여 병들어가는 사람들까지. 환경보호는 결국 우리 스스로의 생존을 위하여 필요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 2020년도 블로그 프로젝트 : 환경 관련 이슈들 코너에 환경문제 칼럼 40편 쓰기 (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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