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 건축 탐구 집 : 우리 가족의 갈등을 해결한 집, 한 지붕 세 가족 'ㅁ'자 집
EBS 건축탐구 집은 다양한 형태의 주거환경에 대해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제가 이번에 시청했던 <우리 가족의 갈등을 해결한 집, 한 지붕 세 가족 'ㅁ'자 집> 편에서는, 가족 3대(시어머니-부부-아들)가 현관문이 두 개가 있고, 개인 공간과 공용공간이 확실히 분리된 주택으로 이사를 가면서 예전보다 서로를 더욱 아끼게 된 사연에 대해 다뤘어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남편과 아내, 그리고 손자. 이렇게 3대가 같이 아파트에 살 때는, 서로 프라이버시가 존중되지 않다 보니 모두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해요. 시어머니와 아내는 서로 성향이 맞지 않는 데다 누가 가사의 주도권을 쥐는가의 문제로 갈등을 겪었고, 남편은 집에서 소음이 심하다 보니 불면증을 앓았고요. 또 손자 입장에선 부모님이 자기가 몇 시에 나가고 들어오느냐를 뻔히 알고 잔소리를 하다 보니 이를 참을 수 없어했다고 하네요.
■ 가족, 가깝고도 멀게 지내야 하는 이유
저도 아파트에 살다보니 이 가족들이 겪는 스트레스가 이해가 되더라고요. 이번에 코로나 사태로 가족들과 집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며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저와 제 가족들은 서로 전혀 다른 스타일의 소유자들이었어요. 같은 공간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 '다름'을 감내하기가 참 어려워지더라고요.
저는 소음에 굉장히 예민하고 제 일상루틴이 타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 걸 싫어하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아파트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다 보면 그러지 않기가 더 어렵죠. 거실로부터 들려오는 tv소리에다 위, 아랫집이 내는 층간소음까지... ㅠㅠ 결국 귀마개를 구매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이 방송을 보고, 또 코로나 사태 속 제 일상을 되돌아보며 어떤 관계이든 적당한 거리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사생활의 영역이 침범받을 정도로 너무 가까워지면 서로 상처를 주게 되지만,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건 오히려 서로를 애틋하게 만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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