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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관련 이슈들/환경보호실천일기

icoop자연드림에서 공정무역커피 구매한 후기

오늘 친구와 함께 공원 산책을 마치고 오는 길에 icoop자연드림 매장에 들려서 공정무역커피를 구매했어요.

사실 이 지역에 10년 넘게 살았는데 그동안 이 매장에 한 번도 들려본 적이 없었답니다.

 

매장 바깥 벽면에는 '유기농'이라는 글자가 크게 쓰여져있는데,

사실 지금보다 어렸을 적의 저는 '유기농=비싸다'라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선뜻 매장 안에 들어가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 유기농 상품이라는 단어에 흥미를 느껴 매장에 들어가는 걸 보니... 저도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종이에 담긴 콜럼비아 공정무역 원두커피 200g을 만 이천원 선에 구매했어요.

 

사실 저는 커피, 홍차 양 쪽 다 엄청 마셔서 스스로를 caffeinated person(카페인에 찌든 인간)이라고 농담삼아 이야기하곤 해요.

 

작년 초 홈카페에 열광하던 시기에 일리커피머신을 구매했고, 그 후 1년 간 너무 편리하게 잘 사용했지만,

일리에서 제공하는 원두만 먹어야해서 커피선택의 폭이 제한되고, 한 번 캔을 따면 다른 캡슐에 든 원두들이 산패되어 맛이 변하는데다, 무엇보다도 한 번 사용할 때마다 플라스틱(캡슐)이 쓰레기로 생성된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더라구요.

 

그래서 최근에 집 근처 슈퍼에서 제일 싸게 파는 맥스웰 분쇄커피(100g짜리)를 사다가 드립커피로 내려마셨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구요.

캡슐커피머신은 기계가 예열되는 걸 기다리고, 사용 후 세척하는 것도 사실 신경쓰이는 부분인데

드립커피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기계관리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구요.

 

이런 저런이유로 드립커피에 흥미가 생겨 잠깐 일리캡슐 구매는 원두 구매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방문한 icoop자연드림 매장에서 콜롬비아 원두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하고 있어서 이때다! 싶어 구매했어요.

 

제가 구매한 콜롬비아 커피는 비조합원은 12540원, 비조합원은 8900원이면 구매할 수 있네요.

 

자연드림 매장을 전체적으로 둘러보니 친환경 / 유기농 / 공정무역과 결을 함께하는 상품들을 많이 판매하고 있었어요.

 

계산을 하고 나오는 길에 매장 직원분께 자연드림에 대해 소개하는 팜플렛을 받아와 집에서 읽어봤는데,

자연드림 자체가 친환경 / 공정무역 / 동물복지 / 농업의 지속가능성 등을 중점으로 두고 운영되는 조합이더라구요.

 

즉 저런 조건을 충족하는 생산자로부터 상품을 구매하여 소비자에게 상품을 공급하고,

소비자(조합원)이 낸 회비를 통해 생산자에게 계약금을 처음부터 일정부분 지급하여, 

생산자는 시장변동 상관없이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고, 소비자는 안정적으로 건강한 식료품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게 모토라고 해요.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5만원의 출자금(조합원 탈퇴 시 되돌려받음)을 내야하고,

제가 사는 지역의 경우, 매달 만 원 가량의 조합비를 내야해요.

오늘은 처음 방문했기도 하고, 이게 다소 비싸게 느껴져서 가입을 하지 않았는데요.

 

같은 상품이어도 할인혜택을 받는 조합원이 지불하는 구매가격과 비조합원이 내는 구매가격에는 굉장히 큰 차이가 있어서

자연드림에서 식료품을 몇 개 구매하면 만원 이상의 금액을 절약할 수 있겠더라구요.

 

그리고 자연드림은 온라인 주문 / 배송도 하고 있기 때문에, 

건강한 상품 / 지역경제를 안정화시키는 상품 / 공정무역 상품을 꾸준히 소비하고자 하는 의향이 있다면

조합원으로 가입하는 게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네이프리도 좀 더 고민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비조합원인 제가 여러 상품을 구매하기에는 대체로 가격대가 높아서 원두커피만 사서 나왔는데

(채식라면 5개짜리를 구매하고 싶어서 망설이다가 내려놨어요. 비조합원인 저는 라면 다섯개에 무려 8천원을 지불해야 하더군요)

 

한편으로는 제가 상품을 너무 싼 가격에 구매하는 것에 익숙해져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길거리에서 싸게 팔리는 옷들, 평상시 저렴하게 먹고 마시는 커피나 초콜렛의 생산과정에는

제대로 된 노동비를 지급받지 못하고 열약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해외노동자들의 고통이 섞여있다고 해요.

 

현대사회에서 소비자인 우리가 특정상품을 구매한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사회적인 힘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윤리적인 소비, 도덕적인 소비, 친환경적인 소비에 관심을 지니고 돈을 쓰는 소비자가 증가할 수록,

기업에서도 그러한 세태를 반영해 생산과정에서 보다 윤리적인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자정효과를 기대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