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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관련 이슈들/환경 관련 칼럼

제로 웨이스트 : 생수를 마시면 안되는 이유

플라스틱 병 안에 담긴 생수는, 어느 순간 우리의 일상 속에 자연스레 자리 잡았습니다. 바깥에서 목이 마를 때 사서 마시거나, 각종 행사가 열릴 때마다 참가자들을 위해 대량으로 구매하는 건 이미 너무나도 흔한 광경이 되었어요. 그런데 요새는 집에서 사용할 식수를 마련하기 위해 아예 플라스틱 페트병에 담긴 생수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더라고요.

 

 

부엌에서 콸콸 쏟아져 나오는 수돗물은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으로 우리에게 제공되지만, 아무래도 수돗물을 그냥 마시기는 찝찝하다는 선입견은 저 또한 쉽게 꺾기가 어렵더라고요. 하지만, 우리가 믿고 마시는 생수는 과연 친환경적이고, 건강하며, 좋은 점만 가득한 상품인 걸까요? 

 

 

■ 우리가 생수를 마시면 안 되는 이유

제가 아래에 링크를 가져온 애니메이션 The Story of Bottled Water (플라스틱 병에 담긴 생수의 이야기)에서는 플라스틱 병에 담긴 생수를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 언급합니다. 그리고 생수가 결코 수돗물에 비해 안전하지도, 친환경적이지도 않다는 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우리가 생수 대신 수돗물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말해줍니다. 한글 자막이 달려있고, 8분가량의 짧은 작품이니 한번 감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D 

 

 

생수라는 상품은 크게 다섯 가지 정도의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어요. 

 

1. 에너지 낭비 : 물을 담을 플라스틱 병을 만드는 과정에서 석유를 사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생수를 운송하는데도 역시 연료를 사용하게 되죠. 상하수도 시스템에 의해 바로 제공받을 수 있는 수돗물에 비하면 생수는 에너지 낭비, 자원낭비가 크다고 할 수 있어요.

 

2. 규제받지 않음 : 생수는 과연 소비자가 기대하는 것만큼 안전한 상품일까요? 수돗물은 국가에 의해 관리되며, 수돗물에 대한 정보는 시민들에게 공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시민들은 수돗물에 대한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제공할 수 있고요. 하지만 사기업에 의해 판매되는 생수는 어떤가요? 

 

3. 가격 : 생수는 수돗물에 비해 너무 비쌉니다. 

 

4. 맛 : 2018년도에 서울시 상수도 사업본부는 시민 3,293명을 대상으로 <아리수 물맛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참여자의 63%가 수돗물을 생수라고 대답했다고 해요. 생수가 수돗물에 비해 맛이 아주 뛰어나진 않은 것 같네요!

 

그럼 마지막으로, <플라스틱 병 안에 담긴 생수>가 야기하는 가장 큰 문제는 과연 무엇일까요?

 

 

■ 플라스틱 생수병의 처참한 최후

생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지구 상에 어마어마한 쓰레기를 만들어 낸다는 것입니다. 플라스틱 병 안에 담긴 물을 구매할 때, 우리는 이 물병을 재활용 수거함에 넣으면 다시 이 모습 그대로 깨끗하게 재사용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을 지니고 있어요.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플라스틱 상품은 워낙 다양한 재질이 혼합되어 만들어져 재활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또 플라스틱의 색깔이나 투명도에 따라 재활용 후의 결과가 워낙 달라지기에, 쓰레기 분류장에서 사람이 직접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을 일일이 골라내야 한다고 해요. 그런 이유로 많은 나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재활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건비가 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같은 국가에 쓰레기를 수출하고 있고요. 소위 선진국에서 만들어진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난한 나라들에게 떠넘겨지는 것입니다.

 

말레이시아 /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을 찾는 남성 / 출처 : National Geographic

 

그러면, 쓰레기 수거장에서 <재활용 가능 판정>을 받은 플라스틱 물병은 다시 원래 모습 그대로 재사용될 수 있을까요? 답은 그렇지 않습니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하여 만들어 내는 것은 충전 솜, 부직포, 자동차 바닥재와 같이 <재활용이 되지 않는 것> 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플라스틱 물병을 열심히 분리수거하여 재활용해도, 결국은 매립지로 이동하여 땅에 묻히거나 불에 태워져 소각되는 운명을 피할 수 없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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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와 마켓팅에 속지 않으려면

이번 글을 쓰면서, 문득 이렇게 문제가 많은 생수라는 상품이 왜 이렇게 불티나게 판매되는 것인지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으로 수돗물을 구할 수 있습니다.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게 찝찝하다면, 이 수돗물을 끓여서 마시거나, 아니면 필터를 사용하여 정수해서 마실 수도 있고요. 하지만 수돗물은 왠지 믿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플라스틱 병 안에 든 생수를 구매하고 있어요. 생수야말로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 있는 수돗물에 비하면 믿기 어려운 상품인데 말이죠.

 

 

[전자책] 마케터의 문장

저자가 직접 실천해 높은 효과를 얻은 테크닉만을 엄선해 소개한다. 마케터, 카피라이터, 사업가는 물론이요 SNS 영향력을 늘리고 싶은 일반인, 개인 채널을 이용해 사업을 도모하는 창업자들 모두가 ‘사람의 마음...

www.aladin.co.kr

저는 예전에 <마케터의 문장>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 책은 만약 어떤 상품을 홍보하고자 한다면 직장생활-개인생활-휴식시간 이 세 포인트에서 소비자의 욕망을 자극하라고 가르치더군요. 어떠한 상품이든 결국 소비자의 욕망을 자극해야 판매가 가능할 테니까요. 이는 반대로 말하면, 우리가 어떠한 상품에 대해 지니고 있는 믿음이나 욕망은 판매자에 의해 조종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판매자들은 광고를 통해 자신들이 판매하는 상품에 다양한 가치를 부여합니다. 저는 사실 생수를 보면 <믿을 수 있는>, <친환경적인>, <건강에 도움이 되는>같은 가치를 저절로 떠올리게 돼요. 하지만 그런 번지르르한 포장을 한꺼풀 벗겨내고 나면, 실상은 정반대인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아요. 이번 글을 쓰며 생수의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알고 나니, 앞으로는 <광고>가 아닌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상품을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2020년도 블로그 프로젝트: 환경 관련 이슈들 코너에 환경문제 칼럼 40편 쓰기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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